우리 집에 아이스크림 괴물 둘이 살고 있어

와이프랑 아들 녀석 보통 쭈쭈바나 옥동자 같은 아이스크림을 한번에 2~3만원어치 사다 놓으면 2주 정도면 다 먹어 버린단 말이야

그래서 아예 한번에 10만원어치 정도 되게 왕창 사서 쟁여놔

그럼 한동안 사러 안가도 되기도 하니까

요즘 동네에 우후죽순 처럼 생겨나는 아이스크림 매장들 있자네

우리 집 앞에도 하나 있는데

얼마 전 여러개 사면서 아이스크림 몇개씩 안찍고 가져가거나 계산을 아예 안하고 갖고 가는 사람들 있다고

다 CCTV로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

어제도 도둑 새끼들 드럽게 많네 이러고 평상시처럼 새벽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120개 정도 골랐어 와이프랑 애가 좋아하는 걸루다가

그리고 바코드에 찍으면서 만날 가져가는 아이스 박스 같은 통에다가 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날 가만히 보고 있더라고

그냥 아이스크림을 하도 많이 사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마이웨이 하면서 다 찍고 계산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아저씨가 잠깐만요, 그거 다 찍고 계산한거 맞아요? 하더라고

그래서 네 맞아요 왜요? ->아래부턴 그냥 대화로 쓸게

아: 아니 요즘 아이스크림 다 안찍고 갖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번 확인 할게요

나: 다 계산 했다니까요?

아: 그니까 확인만 한다구요.

나: 네 하세요 그럼

영수증이랑 하나하나 다 대조해 보더라.

그런데 아이스박스에 손 집어 넣고 막 휘젓는거 보고 나니까

내가 ㅅㅂ 돈 내고 사먹는데 도둑 취급이나 받아야 하나 생각도 들고

순간 빡치더라고.

그래서 아저씨다 다 확인 했으니까 가져가세요라고 하길래 바로

나: 응 나 취소

아: 왜 그냥 확인만 한건데?

나: 너 님이 휘저은거 찝찝하니 취소 ㄱㄱ

아: 나 사장 아님 환불 못함

나: 사장 아닌데 왜 ㅈㄹ 함?

아: 그냥 도둑이 많다고 하니까 그런거지 본인이 도둑 아니면 된거지 왜 민감하게 구냐

여기서 빡쳐서 아이스크림 다 뜯어서 바닥에 던지기 전에 환불 하라니까 궁시렁 거리면서 환불 하더라.

그리고 나보도 오지 말래.

그래서 나도 승질나서 당신 같으면 이딴 잦같은 곳에 오겠냐 안온다고 하고 나와서 길 건너편 매장 가서 다시 사서 들어왔다.

계속 곱씹어서 생각해도 짜증이 나더라고.

도둑이 많으니까 의심을 할 수는 있지만 막상 내가 의심 당하니까 잦 같더라고.

ㅅㅂ 망했으면 좋겠다 망할 아이스크림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