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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야설

[근친] [ 회원투고연재] 운명...50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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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박피시 작성일21-03-06 조회7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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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더욱 단단하게 내 가슴에 박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사랑이란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내 걱정에 힘들어 할 당신임을 알기에 지금의 내 마음은 편하지 만은 않습니다.

더구나 어머니가 못난 나로 인해 눈물을 흘릴 때 더욱 괴 롭 습니다.


그날 당신에게 모진 소리를 한 어머니를 미워하지 마세요.

어떤 부모라도 그 상황이라면 그랬을 겁니다.

나도 도저히 어머니를 바라 볼 용기가 생기지 않았지만 당신을 생각하면서 나는 굳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을 모두 고백하고 말았답니다.

똑같은 자식들이라 어머니가 느낄 고통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내 생각만 하고 당신이나 어머니를 힘들게 한 거라면 부디 용서하세요.

속 좁은 여자라 나에겐 당신에 대한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군요.

못난 저는 당신과의 사랑을 이어가는 게 내 삶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어머니는 내 고백을 듣고 눈물을 흘리시며 못난 저를 걱정해 더 이상은 안 된다고 하셨지만 이제 저에게 남은 거라고는 당신밖에 없군요.


나를 버릴 수는 있어도 당신을 버린다는 건 상상도 하 기 싫습니다.

나에 대한 걱정은 말고 부디 건강한 당신을 다시 보길 매일같이 기도하면서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나는 선자 누나의 편지에 참았던 눈물이 흘러 내렸다. 

아무리 힘들고 누구도 축복해주지 않지만 나만 있어 준다면 그 모든 고통을 이겨 낼 수 있다고 고백하는 선자 누나의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그러면서도 엄마가 괴로울 걸 생각 하니 마음 한 펀이 아파왔다.

선자 누나와 사랑을 이어간다는 건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였다. 

이제 선자 누나의 마음을 확실히 알게 된 나는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달랠 수 있는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선자 누나에게 바로 답장을 썼다.

내 마음을 다 표현 할 수는 없었지만 선자 누나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엄마에 대한 걱정과 부탁을 하고 내가 휴가를 나가면 어떻게든 엄마를 설득해서 우리의 사랑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했다. 

선자 누나의 연락으로 나는 비로써 예전의 나로 돌아 갈수가 있었다. 

물론 엄마에 대한 걱정이 마음 한편에 가시처럼 박혀 있었지만 어떻게든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며 지내던 나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드디어 그런 기회를 맞을 수 있었다. 엄마가 면회를 왔다. 

엄마의 면회 소식을 듣고 위병소로 향하는 나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전의를 다지며 위병소 문을 열고 들어섰다. 

다들 늦더위에 축축 늘어졌지만 엄마의 자세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앉아 계셨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엄마의 눈빛에 감출 수 없는 반가움이 들어 났지만 엄마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더운데 우 예 왔 노?... 와?... 엄마가 면회 오면 안 되나?...

아이다... 보고 싶 었 데 이... 행여나 그랬을 라...

잘 좀 먹지 얼굴이 그게 머 꼬?.. 와?...

얼굴이 반쪽이 다 됐 고 만?..... 쯧쯧... 다들 잘 있 제?...


몬 있다... 내도 선자도 죽지 몬 해 산다. 미안 하 데 이....

다 내가 몬 나가 그렇다... 알긴 아나... 내 너하고 결판을 내려고 왔다.

짐작했다.. 여기서는 글 코... 나가자....

엄마는 예전의 인자함이나 사랑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나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다. 

각오 했던 바였지만 그런 엄마의 모습에 섭섭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그런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닌 걸 잘 아는 나는 내색하지 않고 엄마와 읍내로 나왔다.

나는 밥 생각이 없고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했지만 엄마가 홀쭉한 내 얼굴을 보며 역성을 내 식당으로 향했다.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을 때 쯤 나는 소주 한 병을 거덜 냈다. 

엄마도 내 마음이 편하지 않은 걸 아는지 말리지 않았다

더운 날씨에 대낮부터 급하게 마시자 얼굴이 화끈거리며 달아올랐다.

늦은 오후라 식당은 한가했다. 

큰 방 구석 탁자에 마주 앉은 엄마는 남의 시선에 구애를 받지 않았지만 바로 본론을 꺼내지 않고 내가 고기를 다 먹기를 기다리는 듯 했다. 

아무리 중요한 얘기라도 하나뿐인 아들의 얼굴이 안타깝게 느껴져서 그랬을 것이다.


나는 소주를 한입에 털어 놓고 결국 먼저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선자가 다 얘기했다 카데....

선호야... 와?... 엄마가... 엄마가 너 한 테 할 말이 없 데 이..

내가 더 큰 죄인인데 무슨 말을 하 것 노?...

그래도 선호야... 선자는 안 된다... 그 애 인생이 달린 문젠 기라...

내도 알고 선자도 안다. 하지만, 우리도 그리 쉬운 게 아이라...


너 들이 언제까지 그리 살 건데? 그러다 큰일 난 데 이...

그럼 내하고 엄마는 큰일 아이가? 안다... 엄마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거 안다. 하지만 분명 다 르 데 이... 머가? 

선자나 엄마나 내하고 그리 사는 게 머가 다르다는데? 

내는 살만큼 살았고 너 한 테 다 줘도 아까운 게 없다. 

하지만, 선자는 그게 아이다. 


선자는 시집도 가야하고 그 애 인생을 살아야 안하 것 나... 

너 가 놔줘야 한 데 이... 안다... 알지만 내도 선자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너들 아직 젊다. 충분히 좋은 짝 만날 수 있다.

선호야.. 이 엄마가 빌께... 제발 선자 인생 살 그로 너 가 선자 마음 돌리게 해라...

나는 엄마의 사정 조에 강하게 나갈 수가 없었다. 


내 굳은 의지가 엄마의 약한 모습에 서서히 금이 가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만 바라보고 있는 선자 누나를 보낼 수는 없었다. 

선자 누나가 먼저 떠난다면 잡지는 않을 수 있지만 내가 먼저 돌아서거나 선자 누나를 떠밀어 보내는 건 선자 누나한테 너무 잔인한 일이다.

엄마... 내도 언젠가는 선자 보내야 한다는 거 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수 없다는 거 서로 잘 안다.

그러니까.. 엄마 조금만 더 기다려주라... 내 약속할게...

선자 좋은 사람한테 보낼게...응?. 너 들 계속 그리 만나면 안 된다. 

어 짜 피 보낼 거면 지금 그리해라......엄마가 이렇게 빌 잖 애.... 응?

나는 미지근해진 소주를 들이켰다. 

엄마와 선자 누나 사이에서 나는 누구의 손도 들어 줄 수 없는 현실의 무게가 내 가슴을 짓눌렀다.


너 가 원하는 거 엄마가 다 해주께... 너 가 아를 원하면 내가 낳아 주께...

그러니까 선자는 보내라.. 엄마.... 

너 가 하라는 대로 다 하께... 선호야.... 제발....

엄마는 또 다시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나와 선자 누나를 위해 빌고 빌었다. 엄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금방이라도 쏟아지려고 했다. 

내가 소주잔을 들고 마시자 엄마가 얼른 병을 들어 내 잔을 채웠다. 


나는 바로 잔을 비우고 상의 주머니에서 선자 누나의 편지를 꺼내 엄마에게 건네주었다.

엄마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편지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한참 읽던 엄마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편지지를 움켜쥐고 소리 죽여 우는 엄마의 모습에 내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빈 잔에 소주를 따라 마셨다.


그게 선자 결심이라... 내가 가란다고 쉽게 돌아설 그럴 여자가 아이라..

흑흑... 우야 몬 좋 노? 엄마가... 엄마가 억장이 무너진다.

흑흑... 선자 그것이 얘기할 때도 내는 이정도인지 몰 랐 데 이..

우야다 너의 들이 이리 됐 노?...

엄마... 내 엄마 말대로 하께... 하지만, 바로 돌아설 선자가 아이다.

시간이 필요 하 데 이...


흑흑... 선호야... 내는 너만 믿는 데 이.. 너 가 엄마를 속이고 선자하고 그래서도 내는 너만 믿는 데 이..

고마 울 그라... 편지 봤으니까 알 것 지만 선자도 엄마 생각 마이 한다...

내 엄마 말대로 할게... 시간이 걸리겠지만 꼭 그렇게 하께...

엄마는 눈물을 훔치고 바로 앉아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나는 엄마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마주 보지 못하고 애꿎은 소주병만 비웠다.  벌써 소주를 세병 째 비우고 있었지만 머리가 복잡해선지 취기를 많이 느끼지 못했다. 

엄마는 내 잔이 비면 묵묵히 잔을 채워 주었다.

엄마도 선자 누나와 나의 사랑을 알게 되고 서로가 얼마나 깊은 사랑을 했는지 아는지라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 지 짐작할 것이다.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물고 불을 당 겼다. 


담배 연기가 식도를 타고 넘어 폐를 돌아 허공으로 흩날렸다. 

잠깐 눈앞이 흐릿해지면서 몽롱한 기분에 젖어 들었다.

담배 피나? 오야... 이거라도 없었으면 참 힘들었을 거라....후~~

엄마가 내 자조적인 말에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 왔다. 

엄마도 나와 선자 누나 사이에 벌어진 일을 다 이해하지는 못 해도 남녀 사이에 정분이 얼마나 끊기 힘든 일인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남매 사이지만 세상 어떤 남녀보다 깊은 사랑을 하는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엄마의 마음도 괴 롭 기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나는 엄마 앞에서 선자 누나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 만큼 내가 선자누나를 사랑을 떳떳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엄마도 선자 누나와 같이 나와 속살을 맞대고 쾌락에 몸부림치며 사랑을 속삭인 여자였다. 


그런 엄마 앞에서 선자 누나만 고집한다는 것은 엄마에게 너무 가혹한 짓이었다.

엄마.... 와?.... 미안 하 데 이....

내는 엄마도 선자도 너무나 사랑하는 여잔 기라... 

내는 그렇지만 내가 엄마한테 너무 몹쓸 짓 한 거 잘 안다. 

내 두고 두고 갚을게.. 너무 속상해마라...


엄마는 너 하고 선자, 선 희, 선미만 잘 되면 된다. 너하고 선자하고 그리 된 거... 내가 부모 노릇 몬 해서 그런 기라...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끌어안고 갔어야 했는데....

아이다... 내하고 선자가 그리된 것도.. 엄마하고 그리 된 것도 운명이라...

내도 선자도 그래서 좋았다. 그리고 엄마도 좋았고...

내가 언젠가는 선자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라도 엄마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조금만 덮어 두고 살자.. 내하고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알 았 제...

휴~~그래 이제 우야 겠 노... 아무리 그래도 엎어진 물 퍼 담을 수는 없는 거제... 되도록이면 선자 고마 건 드 리 거라...

너 마음 알지만 남녀사이에 육정이 깊으면 떨어지기도 힘 드는 거라.....

내말 알 것 제?.... 오야....


바깥은 해가 저물어 어두워졌지만 엄마도 나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각자의 생각에 사로잡혀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탁자에 소주가 다섯 병이 넘어가면서 나는 엄청난 취기를 느꼈다. 

확실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엄마와 어느 정도 풀고 나니 긴장이 풀리면서 나는 무너져 내렸다.

엄마의 부축을 받으면서 식당을 나와서 어두운 시골길에 서 있었다. 


선선한 바람을 타고 엄마의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술이 취해 몸은 비틀거렸지만 남자의 본능은 술기운을 빌려 세게 올라 왔다.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위해 술시중을 들고 그 아들이 취해 비틀거리자 온 몸으로 부축하면서 갈 곳을 몰라 서성였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내 심정은 안타까움과 고마움이 범벅이 되면서 그 동안 엄마를 괴롭게 한 내 자신이 너무 싫어졌다. 


나는 엄마가 어깨에 두른 내 팔을 당겨 엄마를 힘껏 끌어안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엄마... 사랑해... 엄마를 진짜 사랑해... 

야가... 와 이라 노.. 남들 본다. 조용히 하 그라.. 괜찮다...

내가 엄마 사랑한다는데 누가 머래... 겁 안나 다 나오라고 해...

고마하고 얼른 잘 곳이나 알아봐라...


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엄마는 당황하면서 나를 끌고 골목길로 들어  갔다. 

나는 엄마를 돌려 세워 마주 보고 안았다. 엄마가 작게 반항을 하면서 나를 달랬다.

선호야... 누가 본다... 들어가서... 들어가서 하자...

엄마... 내가 얼마나 엄마 사랑하는지 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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